필라테스 전문가가 말하는 ‘그룹 레슨’의 오해와 편견

2024. 9. 30.

필라테스 전문가가 말하는 ‘그룹 레슨’의 오해와 편견

2024. 9. 30.

✍🏻 Editor’s Comment

지난 10년간 무용, 필라테스, 강사 전문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가로 활동한 김태희 코치는 필라테스를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필라테스를 정확하고 올바르게 배울 수 있도록 연구하며, 그룹 레슨을 전문으로 가르치고 있어요.
보통 그룹 레슨은 개인마다 맞춤형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워서 운동 효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룹 레슨도 개인 레슨만큼 정확하고 섬세한 지도가 가능합니다. 김태희 코치가 말하는 그룹 필라테스의 효과와 장점, 그리고 필라테스 강사로서의 가치관을 자세히 확인해 보세요.

🙋🏻‍♀️이런 분들에게 필요해요

  • 나에게 맞는 필라테스 수업 방식을 알고 싶은 분들
  • 필라테스 수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하셨던 분들
  • 그룹 레슨으로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지 궁금하셨던 분들

✍🏻 Editor’s Comment

지난 10년간 무용, 필라테스, 강사 전문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가로 활동한 김태희 코치는 필라테스를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필라테스를 정확하고 올바르게 배울 수 있도록 연구하며, 그룹 레슨을 전문으로 가르치고 있어요.
보통 그룹 레슨은 개인마다 맞춤형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워서 운동 효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룹 레슨도 개인 레슨만큼 정확하고 섬세한 지도가 가능합니다. 김태희 코치가 말하는 그룹 필라테스의 효과와 장점, 그리고 필라테스 강사로서의 가치관을 자세히 확인해 보세요.

🙋🏻‍♀️이런 분들에게 필요해요

  • 나에게 맞는 필라테스 수업 방식을 알고 싶은 분들
  • 필라테스 수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하셨던 분들
  • 그룹 레슨으로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지 궁금하셨던 분들

처음 필라테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무용과 출신이었어요. 전통무용을 전공했는데 매년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정말 치열하게 했습니다. 무용의 정점을 찍고자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달려갔는데 건강에 이상이 생겼어요. 지하철에서 쓰러져서 실려 갈 정도로 몸이 망가졌죠.
병원에 가보니 갑상선이 다 찢어져 있으니 쉬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더 이상 춤추는 게 즐겁지 않았고, 대학원에 간다고 하더라도 다시 치열하게 무용하면서 장학금을 타고 다닐 자신이 없었어요. 대학원 원서 접수하러 가던 날 아침에 원서를 찢고 그대로 필라테스 학원을 등록했습니다.


많은 운동 중에서 필라테스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당시 접했던 피트니스 중에서 필라테스가 제가 하던 움직임과 가장 유사했어요. 필라테스의 연속적인 움직임에 익숙함을 느끼고 비슷한 결을 공유할 수 있어서 지금까지 해온 것 같아요. 한국무용은 발레나 현대무용과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움직임이 끊어지는 순간이 없어요. 멈춰있는 순간에도 계속 움직이는 거죠. 한국무용 공연을 보시면 끝날 듯 안 끝나는 느낌이 드실 거예요.
특히 가르치는 게 제 적성에 맞았어요. 무용을 전공할 때도 항상 친구들에게 동작을 알려줬고, 입시학원에서 강사 생활도 오래 했었거든요. 춤을 추고 움직이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르치는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룹 레슨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탭트’를 운영 중이세요. 오로지 그룹 레슨 수업만 하시는 이유가 궁금해요.

개인 레슨이 더 전문적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그룹 레슨도 개인 레슨만큼 충분히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데 단지 가격이 저렴해서 비전문적이라는 오해를 받는 게 아쉬웠습니다. 선생님과 1:1로 소통하는 게 중요한 분이라면 개인 레슨이 잘 맞겠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는 데서 에너지를 얻으시는 분들도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혼자 하면 의욕이 떨어지고, 꾸준히 나가기 어려운 분들은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원동력을 얻을 수 있거든요.
아무리 찾아봐도 개인 레슨을 전문으로 하는 센터는 있어도 그룹 레슨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곳은 없었어요. 그래서 내가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탭트를 오픈했죠. 어떻게 하면 개인 레슨의 효과를 그룹 레슨에서도 얻을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했어요. 수업적 가치는 오래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커리큘럼을 만들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죠. 가격은 항상 더 낮은 가격의 제품이 나오면 대체되는데 수업 만족도는 어떤 외부적인 영향도 받지 않으니까요.


매일 강사님들이 실제로 수업했던 동작을 다 확인하고 직접 피드백을 주신다고요.

보통 그룹 수업에서는 개인마다 자세를 길게 보기가 어렵다 보니 어려운 동작이 나오면 잠시 쉬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개인 레슨과의 퀄리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동작을 난이도별로 준비하고 있어요. 무차별적으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르게 티칭할 수 있도록요.
쉽게 말해 더 쉬운 동작과 더 어려운 동작으로 변형해서 적용할 수 있도록 예비해 두는 것이죠. 전문 용어로 리그레션(Regression, 단계 하향)과 프로그레션(Proegression, 단계 상향)이라고 합니다. 그래야 어려워하시는 분들한테 즉각적으로 변형된 동작을 알려드릴 수 있거든요. 특히 어려운 버전보다 쉬운 버전을 더 많이 준비해 달라고 강사님들한테 당부합니다. 수업마다 보통 10가지 동작이 나오는데 일일이 보면서 피드백을 드리고 있어요.
수업 시간 안에서 회원들을 살피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룹 레슨 때는 수업에 방해가 될까 봐 말씀을 잘 못하시거든요. 표정이나 호흡수, 핏대, 아파하는 제스쳐 등 불편함이 느껴지는 행동을 빨리 알아챌 수 있도록 한 분 한 분 세심하게 신경 써달라고 강사님들한테 요청하는 편이에요. 회원분들이 불편함을 느껴서 강사에게 요청하기 전에 달려가서 바로 자세를 바꿔드리도록요.

콰트 코치로 합류하게 된 과정도 궁금해요. 어떤 점이 끌리셨나요?

콰트가 전하고자 하는 건강에 대한 메시지와 얼마나 진심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지 느껴지더라고요. 코치들이 원하는 게 있으면 최대한 반영해 주시려는 점도 좋았어요. 오프라인에서도 콰트 코치로서 다양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오프라인 클래스로 연결해 주시더라고요.
코치들의 의견도 이렇게 들어주시는데 하물며 일반 소비자의 목소리에는 얼마나 귀 기울여 들어주실까 기대가 됐어요. 좋은 선생님들이 콰트와 많이 일하게 될수록 좋은 영상이 만들어지고, 결국 더 많은 분들이 높은 퀄리티의 필라테스 수업을 집에서도 들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합류했습니다.


콰트와 함께 소도구 필라테스 프로그램을 오픈했어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나요?

이번에 오픈한 프로그램은 1:1 개인 레슨을 듣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써클링을 활용한 50분짜리 필라테스 수업이에요. 오프라인 센터에서는 강사가 직접 손으로 자세를 교정해 주는 핸즈온(Hands On)이 가능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불가능하잖아요. 일반적으로 개인 레슨보다 강사가 자세를 봐주는 물리적인 시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그래서 소도구와 기구를 활용해서 나의 몸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만들었습니다. 스스로 동작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판단할 수 있도록요. 예를 들어 공을 활용하는 수업이라면 거울을 봤을 때 공이 찌그러진 상태면 올바른 자세이고, 공이 빵빵한 상태면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뜻이니 더 눌러줘야 한다고 가이드를 드리는 것이죠. 써클링의 특유의 탄성과 형태를 통해 강사의 손길처럼 동작을 정확히 잡도록 도와주고, 잘못된 동작은 스스로 인지해서 수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거예요.

탭트는 그룹 필라테스 전문 센터이자 강사 교육도 연구하는 협회이기도 합니다. 강사 교육을 연구하시게 된 과정도 궁금해요.

탭트(Tapt)는 The Association of Pilates Technique이라는 뜻이에요. 필라테스에 대한 모든 기술을 가르쳐주는 지도 교육 협회입니다. 필라테스 6대 원리에 입각한 필라테스 테크닉 메소드(Pilates technic method)에 대해 교육해요. 호흡(breath), 집중(concentration), 중심(center), 조절(control), 정확성(precision), 흐름(flow) 등 원리별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테크닉을 알리는 데 집중하는 것이죠.
처음에 협회를 만들 때 단순히 지도자 협회보다는 제 정체성을 잘 살려줄 수 있는 단어를 넣고 싶었어요.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저는 테크닉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필라테스는 어떤 강사가 어떤 메소드로 가르치냐에 따라 수업 내용이 천차만별이에요. 큐잉이나 수업을 구성하는 방법, 기구 선택 방법 등을 교육함으로써 필라테스를 정확하게 알고, 바르게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일반 회원분들도 가르치지만 강사분들을 위한 배움의 장이기도 하네요.

사실 그게 센터를 열었던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해요. 보통 필라테스 업계를 보면 강사들이 프리랜서처럼 일하는 구조잖아요. 수업만 하고 그냥 가는 거죠. 저는 수업만 하기보다는 공부하는 시간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원할 때 연습할 수 있도록 센터를 24시간 열어놨어요. 선생님들끼리 동작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서 서로 피드백을 받거나 저도 선생님들에게 과제를 내주기도 합니다.
저희 수업은 일반 회원분들과 강사 회원분들의 비율이 6:4 정도예요. 원래는 강사 레슨과 일반 회원 레슨이 나눠져 있는데 저는 강사 레슨을 따로 만들지 않았어요. 어떤 식으로 수업을 이끌어 나가는지 현장을 경험해 봐야 한다는 게 제 가치관입니다. 강사들끼리만 배우면 지식의 수준은 높아지는데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서는 제자리예요. 결국 현장에 있는 강사님들이 회원들을 어떻게 만지고, 어떻게 말하는지를 눈으로 직접 보고, 회원의 입장으로 들어봐야 알 수 있죠.


코치님이 생각하는 잘 가르치는 강사란 어떤 강사일까요?

잘 가르치는 강사는 모든 사람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가르쳐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세하게 말하면 어린아이도 가르칠 수 있는 정도요. 아이들은 의사소통도 안 되고 용어 자체도 모르잖아요. 집중력도 정말 짧아요. 10분을 채우기가 어렵죠. 그러려면 강사도 쉽게 배워야 해요. 아는 것도 누군가에게 다시 설명하려면 어렵거든요.
강사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피드백이 전문 용어와 속도예요. 전문 용어를 쓰면 강사는 유식해 보일지 몰라도 회원님들은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요. 수업 속도는 0.5배속으로 진행해달라고 말씀드려요. 회원분들은 강사의 말을 들으면서 따라 하다 보니 선생님들보다 훨씬 더 느리게 동작을 경험하거든요.

명문대 선생님한테 과외받는다고 다 좋은 대학에 가는 건 아닌 것처럼요. 결국 쉽게 가르치는 스킬이 가장 중요한 거네요.

저는 늘 ‘스펙의 힘은 방문까지’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스펙과 수업을 가르치는 능력은 비례하지 않더라고요. 자격증이 아무리 많아도 딱 방문까지만 유도할 수 있어요. 그 이후에는 오로지 내 수업 실력으로만 결정되는 것이죠. 그래서 필라테스 지식만큼이나 티칭 스킬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하고 있어요.
잘 가르치려면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줄도 알아야 해요. 실제로 몸치였던 선생님들이 정말 잘 가르쳐요. 이 자세가 왜 안되는지, 여기가 왜 아픈지 이해하다 보니 더 잘 가르칠 수밖에 없어요. 저 같은 경우에도 몸을 잘 움직이니까 회원님들이 왜 어려워하시는지 파악하는 데까지 긴 시간이 걸렸거든요. 오히려 몸을 못 쓰셨던 분들이 훨씬 더 우위에 있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콰트에서 코치님이 이루고 싶은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요?

강사 교육을 전국에, 나아가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지금 외국에서도 제 교육을 보고 계시지만 아직은 한인 교포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외국인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언어 장벽을 깨고 싶어요. 그래서 용어나 티칭을 영어로도 자연스럽게 번역해서 전달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있어요.
결국 ‘김태희’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알리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저를 딱 한 단어로 통합할 수 있는 건 ‘태희쌤’이거든요. 선생님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직업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고, 제 존재의 가치를 만들어주는 단어입니다. 제가 무용을 하든, 회원분들을 가르치든, 강사 선생님들을 가르치든, 탭트 협회를 운영하든 저를 딱 한 단어로 통합할 수 있는 건 태희쌤인 것 같아요.

처음 필라테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무용과 출신이었어요. 전통무용을 전공했는데 매년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정말 치열하게 했습니다. 무용의 정점을 찍고자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달려갔는데 건강에 이상이 생겼어요. 지하철에서 쓰러져서 실려 갈 정도로 몸이 망가졌죠.
병원에 가보니 갑상선이 다 찢어져 있으니 쉬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더 이상 춤추는 게 즐겁지 않았고, 대학원에 간다고 하더라도 다시 치열하게 무용하면서 장학금을 타고 다닐 자신이 없었어요. 대학원 원서 접수하러 가던 날 아침에 원서를 찢고 그대로 필라테스 학원을 등록했습니다.


많은 운동 중에서 필라테스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당시 접했던 피트니스 중에서 필라테스가 제가 하던 움직임과 가장 유사했어요. 필라테스의 연속적인 움직임에 익숙함을 느끼고 비슷한 결을 공유할 수 있어서 지금까지 해온 것 같아요. 한국무용은 발레나 현대무용과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움직임이 끊어지는 순간이 없어요. 멈춰있는 순간에도 계속 움직이는 거죠. 한국무용 공연을 보시면 끝날 듯 안 끝나는 느낌이 드실 거예요.
특히 가르치는 게 제 적성에 맞았어요. 무용을 전공할 때도 항상 친구들에게 동작을 알려줬고, 입시학원에서 강사 생활도 오래 했었거든요. 춤을 추고 움직이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르치는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룹 레슨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탭트’를 운영 중이세요. 오로지 그룹 레슨 수업만 하시는 이유가 궁금해요.

개인 레슨이 더 전문적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그룹 레슨도 개인 레슨만큼 충분히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데 단지 가격이 저렴해서 비전문적이라는 오해를 받는 게 아쉬웠습니다. 선생님과 1:1로 소통하는 게 중요한 분이라면 개인 레슨이 잘 맞겠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는 데서 에너지를 얻으시는 분들도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혼자 하면 의욕이 떨어지고, 꾸준히 나가기 어려운 분들은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원동력을 얻을 수 있거든요.
아무리 찾아봐도 개인 레슨을 전문으로 하는 센터는 있어도 그룹 레슨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곳은 없었어요. 그래서 내가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탭트를 오픈했죠. 어떻게 하면 개인 레슨의 효과를 그룹 레슨에서도 얻을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했어요. 수업적 가치는 오래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커리큘럼을 만들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죠. 가격은 항상 더 낮은 가격의 제품이 나오면 대체되는데 수업 만족도는 어떤 외부적인 영향도 받지 않으니까요.


매일 강사님들이 실제로 수업했던 동작을 다 확인하고 직접 피드백을 주신다고요.

보통 그룹 수업에서는 개인마다 자세를 길게 보기가 어렵다 보니 어려운 동작이 나오면 잠시 쉬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개인 레슨과의 퀄리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동작을 난이도별로 준비하고 있어요. 무차별적으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르게 티칭할 수 있도록요.
쉽게 말해 더 쉬운 동작과 더 어려운 동작으로 변형해서 적용할 수 있도록 예비해 두는 것이죠. 전문 용어로 리그레션(Regression, 단계 하향)과 프로그레션(Proegression, 단계 상향)이라고 합니다. 그래야 어려워하시는 분들한테 즉각적으로 변형된 동작을 알려드릴 수 있거든요. 특히 어려운 버전보다 쉬운 버전을 더 많이 준비해 달라고 강사님들한테 당부합니다. 수업마다 보통 10가지 동작이 나오는데 일일이 보면서 피드백을 드리고 있어요.
수업 시간 안에서 회원들을 살피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룹 레슨 때는 수업에 방해가 될까 봐 말씀을 잘 못하시거든요. 표정이나 호흡수, 핏대, 아파하는 제스쳐 등 불편함이 느껴지는 행동을 빨리 알아챌 수 있도록 한 분 한 분 세심하게 신경 써달라고 강사님들한테 요청하는 편이에요. 회원분들이 불편함을 느껴서 강사에게 요청하기 전에 달려가서 바로 자세를 바꿔드리도록요.

콰트 코치로 합류하게 된 과정도 궁금해요. 어떤 점이 끌리셨나요?

콰트가 전하고자 하는 건강에 대한 메시지와 얼마나 진심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지 느껴지더라고요. 코치들이 원하는 게 있으면 최대한 반영해 주시려는 점도 좋았어요. 오프라인에서도 콰트 코치로서 다양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오프라인 클래스로 연결해 주시더라고요.
코치들의 의견도 이렇게 들어주시는데 하물며 일반 소비자의 목소리에는 얼마나 귀 기울여 들어주실까 기대가 됐어요. 좋은 선생님들이 콰트와 많이 일하게 될수록 좋은 영상이 만들어지고, 결국 더 많은 분들이 높은 퀄리티의 필라테스 수업을 집에서도 들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합류했습니다.


콰트와 함께 소도구 필라테스 프로그램을 오픈했어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나요?

이번에 오픈한 프로그램은 1:1 개인 레슨을 듣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써클링을 활용한 50분짜리 필라테스 수업이에요. 오프라인 센터에서는 강사가 직접 손으로 자세를 교정해 주는 핸즈온(Hands On)이 가능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불가능하잖아요. 일반적으로 개인 레슨보다 강사가 자세를 봐주는 물리적인 시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그래서 소도구와 기구를 활용해서 나의 몸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만들었습니다. 스스로 동작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판단할 수 있도록요. 예를 들어 공을 활용하는 수업이라면 거울을 봤을 때 공이 찌그러진 상태면 올바른 자세이고, 공이 빵빵한 상태면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뜻이니 더 눌러줘야 한다고 가이드를 드리는 것이죠. 써클링의 특유의 탄성과 형태를 통해 강사의 손길처럼 동작을 정확히 잡도록 도와주고, 잘못된 동작은 스스로 인지해서 수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거예요.

탭트는 그룹 필라테스 전문 센터이자 강사 교육도 연구하는 협회이기도 합니다. 강사 교육을 연구하시게 된 과정도 궁금해요.

탭트(Tapt)는 The Association of Pilates Technique이라는 뜻이에요. 필라테스에 대한 모든 기술을 가르쳐주는 지도 교육 협회입니다. 필라테스 6대 원리에 입각한 필라테스 테크닉 메소드(Pilates technic method)에 대해 교육해요. 호흡(breath), 집중(concentration), 중심(center), 조절(control), 정확성(precision), 흐름(flow) 등 원리별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테크닉을 알리는 데 집중하는 것이죠.
처음에 협회를 만들 때 단순히 지도자 협회보다는 제 정체성을 잘 살려줄 수 있는 단어를 넣고 싶었어요.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저는 테크닉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필라테스는 어떤 강사가 어떤 메소드로 가르치냐에 따라 수업 내용이 천차만별이에요. 큐잉이나 수업을 구성하는 방법, 기구 선택 방법 등을 교육함으로써 필라테스를 정확하게 알고, 바르게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일반 회원분들도 가르치지만 강사분들을 위한 배움의 장이기도 하네요.

사실 그게 센터를 열었던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해요. 보통 필라테스 업계를 보면 강사들이 프리랜서처럼 일하는 구조잖아요. 수업만 하고 그냥 가는 거죠. 저는 수업만 하기보다는 공부하는 시간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원할 때 연습할 수 있도록 센터를 24시간 열어놨어요. 선생님들끼리 동작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서 서로 피드백을 받거나 저도 선생님들에게 과제를 내주기도 합니다.
저희 수업은 일반 회원분들과 강사 회원분들의 비율이 6:4 정도예요. 원래는 강사 레슨과 일반 회원 레슨이 나눠져 있는데 저는 강사 레슨을 따로 만들지 않았어요. 어떤 식으로 수업을 이끌어 나가는지 현장을 경험해 봐야 한다는 게 제 가치관입니다. 강사들끼리만 배우면 지식의 수준은 높아지는데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서는 제자리예요. 결국 현장에 있는 강사님들이 회원들을 어떻게 만지고, 어떻게 말하는지를 눈으로 직접 보고, 회원의 입장으로 들어봐야 알 수 있죠.


코치님이 생각하는 잘 가르치는 강사란 어떤 강사일까요?

잘 가르치는 강사는 모든 사람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가르쳐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세하게 말하면 어린아이도 가르칠 수 있는 정도요. 아이들은 의사소통도 안 되고 용어 자체도 모르잖아요. 집중력도 정말 짧아요. 10분을 채우기가 어렵죠. 그러려면 강사도 쉽게 배워야 해요. 아는 것도 누군가에게 다시 설명하려면 어렵거든요.
강사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피드백이 전문 용어와 속도예요. 전문 용어를 쓰면 강사는 유식해 보일지 몰라도 회원님들은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요. 수업 속도는 0.5배속으로 진행해달라고 말씀드려요. 회원분들은 강사의 말을 들으면서 따라 하다 보니 선생님들보다 훨씬 더 느리게 동작을 경험하거든요.

명문대 선생님한테 과외받는다고 다 좋은 대학에 가는 건 아닌 것처럼요. 결국 쉽게 가르치는 스킬이 가장 중요한 거네요.

저는 늘 ‘스펙의 힘은 방문까지’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스펙과 수업을 가르치는 능력은 비례하지 않더라고요. 자격증이 아무리 많아도 딱 방문까지만 유도할 수 있어요. 그 이후에는 오로지 내 수업 실력으로만 결정되는 것이죠. 그래서 필라테스 지식만큼이나 티칭 스킬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하고 있어요.
잘 가르치려면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줄도 알아야 해요. 실제로 몸치였던 선생님들이 정말 잘 가르쳐요. 이 자세가 왜 안되는지, 여기가 왜 아픈지 이해하다 보니 더 잘 가르칠 수밖에 없어요. 저 같은 경우에도 몸을 잘 움직이니까 회원님들이 왜 어려워하시는지 파악하는 데까지 긴 시간이 걸렸거든요. 오히려 몸을 못 쓰셨던 분들이 훨씬 더 우위에 있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콰트에서 코치님이 이루고 싶은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요?

강사 교육을 전국에, 나아가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지금 외국에서도 제 교육을 보고 계시지만 아직은 한인 교포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외국인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언어 장벽을 깨고 싶어요. 그래서 용어나 티칭을 영어로도 자연스럽게 번역해서 전달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있어요.
결국 ‘김태희’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알리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저를 딱 한 단어로 통합할 수 있는 건 ‘태희쌤’이거든요. 선생님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직업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고, 제 존재의 가치를 만들어주는 단어입니다. 제가 무용을 하든, 회원분들을 가르치든, 강사 선생님들을 가르치든, 탭트 협회를 운영하든 저를 딱 한 단어로 통합할 수 있는 건 태희쌤인 것 같아요.
코치님의 강의가 궁금하다면?

지금 확인하기
지금 확인하기